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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테니스 역사

고대와 중세의 테니스 기원

1. 공놀이의 고대 기원 — 이집트·메소포타미아·근동

 

 

테니스의 뿌리는 여러 고대 문명에서 즐기던 공놀이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 이집트의 무덤 벽화나 점토판 등에서 공을 던지고 받는 장면이 발견되며, 메소포타미아·근동 지역에서도 공과 채를 사용한 놀이 형태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 고대 놀이들은 규칙화된 경기라기보다는 종교적 의례나 왕실의 오락, 어린이의 놀이로 섞여 있었고, 손이나 간단한 도구로 공을 다루는 방식이 흔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공을 주고받는 행위’ 자체가 오래전부터 사람들 생활의 일부였고, 이후 시대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는 사실입니다. 

 

즉 현대 테니스의 직접적 조상이라기보다 여러 공놀이 전통이 혼합·변형되며 발전한 문화적 토대라 볼 수 있습니다.

 

고대와 중세의 테니스 기원

 

 

 

 

2. 고대 그리스·로마의 공놀이와 팀 경기 전통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공을 쓰는 여러 스포츠가 발달했는데, 대표적으로 그리스의 에피스키로스(episkyros)나 로마의 하르파스툼(harpastum)이 있습니다. 

 

이들 경기는 상대편의 영역으로 공을 넘기거나 상대를 제압하는 팀 기반의 경기였고, 현재의 라켓 경기처럼 개인 점수제로 운영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로마의 연극·축제·군사 훈련 속에서 공을 다루는 기술과 규칙화하는 관습이 자리잡으면서 ‘공을 이용한 규칙적 경기’라는 개념이 확립되었습니다. 

 

또한 로마 제국의 광범위한 영향으로 이런 놀이들이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며 지역적 변형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전통은 중세 유럽의 손을 쓰는 공놀이, 이후 프랑스의 ‘쥬 드 폼(Jeu de Paume)’으로 이어지는 문화적 연결고리가 됩니다.

 

 

 

3. 중세 유럽 — 실내 공놀이의 등장과 사회적 맥락

 

 

중세 유럽에서는 교회, 성(城), 궁정 등에서 실내로 즐기는 공놀이가 발전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발전한 ‘쥬 드 폼(손바닥의 경기)’은 수도원과 왕실을 중심으로 널리 유행했는데, 초기에는 선수들이 맨손이나 장갑을 끼고 공을 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경기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신체 수련, 사교 행사, 심지어 재판이나 체벌의 한 형태로도 이용되곤 했습니다. 장소도 특수한 ‘코트’—긴 실내 복도나 전용 홀—에서 열렸고, 경기 규칙과 용어가 점차 정착되면서 점수 계산과 파울 같은 개념도 생겨났습니다.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이 놀이가 귀족·성직자 계층 중심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권력과 지위의 상징적 의미를 띠기도 했습니다.

 

 

 

4. 라켓의 도입과 기술적 변화 — 손에서 도구로

 

 

중세 말기에서 르네상스에 이르러 손으로 치던 방식은 점차 도구(초기 라켓 형태)의 도입으로 전환됩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나무판이나 망으로 된 작은 채가 쓰였고, 이후 줄(스트링)을 단 라켓 형태가 발전하면서 공을 더 강하고 정확하게 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라켓의 도입은 경기 방식 자체를 변화시켜 더 빠르고 전략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고, 코트 설계·경기 규칙의 표준화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장비의 변화는 또한 플레이어 간 기술 격차를 만들어 귀족 계층 내에서 전문적인 선수(하인·전문가)의 등장을 촉진했으며, 이는 근대 테니스로 이어지는 전문화의 한 단계였습니다.

 

 

 

5. 문화적 확산과 근대 테니스로의 연결고리

 

 

중세의 쥬 드 폼은 이후 수백 년 동안 유럽 각지로 확산되며 지역적 변형을 거쳤고, 16~18세기에는 특히 프랑스와 영국의 궁정 문화에서 크게 번성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실내형 ‘파름(jeu de paume)’이 계속 발전했고, 잉글랜드와 다른 지역에서는 야외 잔디에서 치는 형태로 변형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메이저 윙필드 등 인물들이 규칙을 정리하고 야외 잔디경기를 ‘로온 테니스(lawn tennis)’로 체계화하는 토대가 됩니다. 

 

요약하면, 고대의 공놀이 전통 → 그리스·로마의 규칙적 경기 관습 → 중세 프랑스의 쥬 드 폼과 실내공간의 규범화 → 라켓과 장비 발전을 통한 기술적 전문화라는 긴 역사적 연속성이 있었고, 이것이 근대 테니스의 탄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